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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오히려 최첨단 가족-가족과 잘 지내는 법

가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관계를 지속하는 유일한 사람 - 가족.  그 가족이 나를 존재하게 한 부모님이든, 내가 성인이 되어 이루게 된 또 다른 가족이든 우리는 행복하고 나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 행복한 삶이란 가족 안에서 이루어져야 온전히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가족이 내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경우도 주변에서 혹은 내 삶 속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여기, 한 가족이 희생적이고 서로의 기대에 충족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관계가 아닌, 온전히 내 자신의 고유성을 드러내며 서로 즐겁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최첨단 가족> 이란 책 속에서 펼쳐집니다.

 

<오히려 최첨단 가족>이란 책을 읽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번 읽고 재독을 잘하지 않는 제가 3번이나 읽었습니다. 남편과 시댁과 처한 갈등, 아이를 키우며 불안과 마주하는 숱한 상황에서 작가가 문제를 사유하고 행동하는 부분에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로 내 생각을 전환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가족의 형태, "최첨단 가족"이라고 작가는 외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가족은 서로 참고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아이를 쉽게 키운다는 것은 잘 키우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아이에게 필요한 육체적 심리적 안전을 제공해준다면 아이는 그 아이 자신의 고유성을 잘 발현시키면서 자라날 것이라고.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무수히 많은 갈등과 고통들은 문제라고 생각하기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그냥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작가는 그러한 자신의 생각 하나하나를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 실현해 나감으로써, 그 안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작가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이들까지. 그렇게 해서 "최첨단 가족"이 탄생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은 가족의 부족화입니다.원시시대 부족의 존속은 각 개인의 생존과 밀접하게 연결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부족 전체의 생존에 직결되니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부족 전체를 위해 일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에게 있어 자신의 삶은 남들에게 쓸모있을 때 의미 있다는 개념이 원시시대의 고대 부족사회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을 저자는 가족 안에 도입하여 부모와 아이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가족 전체에 적용하여 아이들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놀라운 과정을 보여줍니다.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파르헤지아'라는 개념의 철학을 아이 교육에 적용시킨 점이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어린 시절의 실망과 상처는 정신의 면역력을 높이는 중요한 경험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나와있고 성공한 인물들의 일대기를 보면 실패와 고난 없는 성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망과 상처가 누군가에게는 좌절과 원망의 결과만, 누군가에게는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데 이 차이는 무엇이며, 어떻게 후자의 경험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입니다.

 

저자는 이 고민을 '파르헤지아'라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철학 개념과 연관 지어 아이들에게 적용합니다. '파르헤지아'란 '진실을 말하는 용기'라는 프랑스어로 내가 어떠한 사실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면 그에 따른 불이익까지 감당하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 부모의 보호 아래 있을 때부터 아이의 결정에 책임지게 하고 그로 인한 불이익까지 스스로 감당하게 하는 실패와 고난의 경험을 안전하게 시킨다면 아이에게 실망과 상처는 정신의 면역력을 높이는 중요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최첨단 가족>은 가족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체로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성과와 결과위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휘둘리지 않고 자녀교육과 경제관념을 형성해 나가는지 흥미롭게 보여주며, 무엇보다 이론만의 주장이 아닌 저자의 삶 속에서 실천해 나가는 모습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한줄평: 뻔한 자기계발서 육아책에 질렸다면? 그리고 가족관계, 자녀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강추

인상 깊은 한 구절: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나 숙제가 아니라, 살아야 하는 과정

 

 

오히려 최첨단 가족-마인드맵
오히려 최첨단 가족- 마인드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