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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생학교(돈)-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

이 책의 첫 장에 쓰인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은 돈 '문제'가 아닌 돈 '걱정'에 관한 책이라고.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없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돈 문제란 당장 돈 때문에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사건을 뜻하지만 돈 걱정이란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는 먼 미래에 대한 갈망이나 두려움까지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돈에 대한 걱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걱정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사실 우리가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하는 것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궁극적으로 돈에 관한 걱정이 아닌 인생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사람들은 물질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되지 않아 쉽게 좌절하고 운이 좋아 큰돈을 얻게 되더라도 허무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돈을 쫓지말고 이상을 좇아라는 식의 주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책도 크게 보면 그런 교훈을 주는 책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구체적인 사례와 인간의 본질과 연결시켜 하나하나 깨우쳐주는 과정에서 진정한 마음의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아 늘 돈걱정에 시달리고 있었던 저에게 걱정을 잘하는 법을 알려준 고마운 책입니다.

 

책표지-사진


돈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긴장, 불확실성, 혼란은 인생을 산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위대한 테마다. 우리가 실망한 것에 대해 캐내기, 우선순위를 놓고 어려운 결정 내리기, 독립적인 사람이 되기, 고난을 극복하기,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뒤로 미루기... 이런 것들은 돈 때문에 벌어진 불행한 상황이 아니라,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p51)

걱정은 정신적인 노력의 또다른 이름이다. 다만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더 직관적이고 더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심도 깊게 걱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어른이 된 후의 삶의 목표는 '걱정을 잘 하는 것'이라고.(p52)

잘 산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를 최선의 모습으로 만들고 표현해, 마침내 진짜 열망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때, '잘 사는 것'이 '행복'보다는 좀 더 정확한 표현인 이유다. (p108)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부자들의) 겉으로 보이는 배경이나 조건의 이면에 잠재된 것들 말이다. 평온함, 안락함, 성취감, 능숙함, 훌륭한 조직과 행복한 가족의 삶 등등. ~따라서 처참한 은행 잔고가 발목을 잡게 내버려 두지 말고, 당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좀 더 창조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질투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거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당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진지하게 분석해보면, 다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135)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아햐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더 큰 열정을 갖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40) * 필요와 욕망 구별하기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 내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훌륭한 일인지를. 다른 말로 하면 필요와 욕망의 차이는 정체성과 윤리의 문제, 그리고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의 중심에 위치한다. 만약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돈을 제대로 나룰 수 없을 것이다. (p144)

지력과 집중력의 많은 부분을 쏟아 독서에 집중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당신의 높은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p151)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라. 결국, 내가 집중해야 하는 활동, 경험, 소유물은 무엇인가? 우리가 원하는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알아야만 하고 찾아내야만 하는 것들이다. 그러고 나서 다시 질문하라. 나의 욕구 중에서, 나의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을 상당히 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덜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것은, 금전적인 자원을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종의 비용이다. (p164)

베르길리우스는 실용적이고 소박한 일상의 지도사항들을, 신이나 인생의 의미에 관한 토론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사소한 문제들을 커다란 문제들과 연관시킨 것이다. 시시한 일을 한다 해도, 진정 훌륭한 목표를 추구한다면 그 일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더 크고 훌륭한 목표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더 이상 헛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따분하고 하찮아 보이는 허드렛일을 인생에서 분리하고 제거해야만, 그것을 더욱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러나 베르길리우스와 괴테는 반대로 생각했다. 그들은 일상적이고 힘들고 지속적인 활동을 관찰하면서 그것들을 자아개념의 중심에 가져다 놓았다.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