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표지 책을 펼치면 전부 노란색 종이에 인쇄되어 있던 양장본 책. '참 읽고 싶게, 정성들여 만들었구나'하는 첫인상처럼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덮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삭스어필'이라는 패션양말 회사의 대표가 그에게 영향력을 주고 본보기가 되었던 5명을 인터뷰하며 쓴 글입니다. 인터뷰 형식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야기를 저자가 풀어쓴 형태인데 각자의 꿈을 쫓기 위해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과 삶의 밸런스에 관해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이 6명의 우먼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쉼없이 미래를 이야기하다, 지금도- 미림당 대표 윤선혜
2. 불편하기, 사서 고생하기, 늦게까지 방황하기- 브랜드 마케터 이홍안
3. 밑그림이 없어도 붓놀림은 이어진다- 글래머러스 펭귄 대표 유민주
4. 둘이어서 가능한 꿈- 이나피스퀘어 대표 박인아
5. 결핍에서 영감을 얻다- 더 고보 대표 고보람
6. 열정보단 지구력- 삭스어필 대표 유정민
꿈라밸은 주로 디자인과 요리분야에서 명성을 얻은 대표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학창 시절부터 자라온 과정, 취업과 퇴사의 반복으로 어떻게 삶의 여정을 지나왔는지 자세하게 얘기해주고 있어서 저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직장생활과 겹치는 부분 등 참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한 사람의 스토리가 아니어서 오히려 비교도 해가며 교집합 같은 부분도 찾아내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해당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더욱 직접적으로 꿈을 향한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를 포함하여 지금의 위치에 있는 6명의 대표를 보면 뭔가 시작부터 대단했을 거라고 은연 중 생각되었는데 모두 불안 및 두려움과 싸워가며 평범함 안에서 비범함을 찾아냈다는 것, 그것이 또 끝이 아니라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렇기에 더더욱 내 인생에 포커스를 맞추고 가치 있게 늙여야 한다는 것. 이 책은 저에게 많은 반성과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꿈과 삶의 밸런스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열정만큼 지구력을 더 가졌던 이들의 노하우가 책의 소제목 '지금을 고민하는 나에게'처럼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 줄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은 풍선같은 존재입니다. 이만하면 터질 텐데? 해도 몇 번 더 훅훅 공기가 들어갈 여유가 있는 풍선처럼,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을까? 내가 더 변하고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상황에서도 막상 해보면 안 되는 경우가 없는 아주 유연한 존재입니다. (p108)
할머니의 삶에서 가장 끌렸던 점은 나이가 들어도 본인의 기술을 젊은이에게 가르쳐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이렇게나 소박하면서도 완벽한 집에서, 아름답게 주름진 미소로 말입니다. '기술 그리고 젊은 마음을 가지면 노년에도 사람들을 초대하고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여유와 행복을 유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기분 좋은 흥분이 몸을 감쌌습니다. 성공과 돈 사이를 그동안 굳건하게 지켜 주던 연결다리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p142)
노인의 모습은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담는다는데, 제 주름 하나하나에 선한 영향력이 담기려면 지금의 모든 선택 역시 같은 의지를 품어야 합니다. 사람의 인생은 저물어 가는 과정입니다. 마치 해가 떠서 뜨거운 정오를 지나 차가운 밤기운 속으로 사라지듯이. 하지만 모두의 밤이 쓸쓸하고, 외롭고, 허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오랜 방황 끝에 깨달았습니다. (p169)
그제야 비로소 오랜 시간 홀대받아 왔던 저의 내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럼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 걸까. (p180)
사람에게는 딱 한번의 경험이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얼마나 어려웠는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딱 한 번이라도 본인이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을 이겨 낸 딱 한 번의 경험이면 그 뒤는 얼마든지 유연성만을 발휘해 실패의 함정을 빠져나올 힘이 됩니다. (p260)
네 안에 고통스러운 자신을 따로 떼어서 대화를 해봐. 가장 가까운 타인이 되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물어봐. 슬픔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해.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p282)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도저히 찾지 못하겠다면 <적당히 원기를 가지고 질리지 않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파사삭 빛이 나며 타오르는 불꽃놀이에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닙니다. 은은한 달빛에도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아래에 모여듭니다. (p290)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상적이었던 점은 다섯 명 모두 이렇게 애써 찾은 답이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쉽게 인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삶이 유동적이며 그 유동성 안에서 언제든지 다시 길을 잃을 수 있고 또다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겁내지 않았습니다. 삶이 길다는 것, 본인의 삶이 변할 수 있다는 것, 그것에 오히려 감사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기회가 아니냐면서. (p300)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부자들의 투자철학 (0) | 2021.11.17 |
---|---|
엄마로만 살지 않겠습니다-나와 아이 인생의 균형 찾기 (0) | 2021.11.16 |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자본주의 시대 경제 교과서 (0) | 2021.11.09 |
게으름이 습관이 되기 전에-미루는 버릇을 이기는 훈련법 (0) | 2021.10.25 |
시간전쟁-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0) | 2021.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