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건강해지고 싶다면? 요리를 하지 마세요

저는 요리를 참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고, 좋은 음식을 먹고싶으면서도 스스로 요리를 해야하니 자꾸 손을 놓게 됩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요리를 멈추다] 라는 제목의 책을 보았습니다. 요리를 멈춘다고? 이 책도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책인데 결국 이 책을 통해 제가 비건에 관심을 갖게 되며 환경을 더 생각하게 되었고, 채식위주의 식습관으로 잃었던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저자는 5개의 요리 자격증을 가진 요리 선생님이었는데 다양한 나라의 화려한 음식들을 먹고, 배우고,  요리하며 그렇게 요리와 음식을 정점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기름지고 고기요리를 자주 접하면서 건강이 무너지고 체력적으로 한계가 와서 요리수업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그만두게 되고, 건강을 위해 서서히 채식의 길로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비건의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은 그동안 음식에 대한 나의 편견과 삶에 대한 태도까지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습니다. 고기와 기름진 음식이 안 좋고, 채식이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고, 이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책을 통해서, 여러 매체를 통해서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이론과 데이터수치의 결과가 아니라 저자와 그 가족들이 어떻게 채식주의자로, 비건으로 변하는지 직접 몸소 체험한 내용을 얘기해주어서 그런지 더 와 닿았고, 그 안에서 변화되는 가족들의 삶과 가치관의 변화,저자의 철학들이 가슴을 울립니다. 식생활변화로 인해 틱장애와 ADHD 증후군이 있는 아이의 변화도 가슴이 뭉클했고, 음식을 내려놓음으로서 비워지는 몸과 마음, 거기서 얻어지는 자연에 대한 경외, 이것이 삶으로 연결돼 하나의 인생이 되어가는 과정이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정신없이 살면서 놓치고 있던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매일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면서도 외면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조리법이나 요리가 아닌, 음식하나로만으로 놀라운 에너지와 변화를 겪은 저자의 가족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저 또한 음식을 통해 그 에너지를 느끼고싶은 생각이 들게 해준 책입니다.

 

책표지-사진


어떤 것은 조금 더 먹고, 또 어떤 종류는 먹지 않고 다른 걸로 대체하는 식이다. 그리고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일 뿐이다. 굉장한 변화 같지만 또 생각해보면 아주 작은 변화일 뿐이다. 그러나 그 변화의 결과는 너무도 놀라웠다. (p31)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지구에서 인간이 생명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각각의 개별 존재성이 아니라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먹는 것, 소비하는 것, 생각하는 것, 태도와 건강, 습관과 자연환경, 성공과 슬픔까지 어떤 사소한 것 하나도 따로 떼어놓고 생각 할 수 없다. 우리의 삶 자체가 작고 사소한 것들이 일구어내는 나비효과이기 때문이다. (p73)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는 알수록 생활이 불편해지고 마음도 무거워진다. 차라리 몰랐으면 모른 채 살았을 텐데 알고 나니 피곤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덕분에 삶이 바뀌었다.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p94)

 

채식을 하게 되면서 여행이 더 홀가분해졌고, 비용도 아낄 수 있었다. 소화에 무리가 없는 음식들을 먹으니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았고 낮 동안 활기차게 탐험을 할 수 있게 되니 얼마나 선물 같은 일인지. 이런 경험들은 갑자기 굴러 들어온 선물 같은 변화였다.  (p107)

 

먹는 일에서도 그렇다. 음식을 먹는 것, 그 속에서 섬세하고 내밀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식사는 삶을 더욱 충만하게 바꾸어줄 수 있다. 신선한 샐러드 한 접시, 달콤한 향기가 가득한 과일 한 접시만으로도 우리 일상은 더 즐거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추상적이면서 큰 행복만을 쫓고 살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작은 기쁨들을 모을 수 있을 때, 그리고 그것에 대해 인식할 수 있을 때, 행복은 어떤 목표점이 아니라 매일의 과정임을 깨달을 수 있다. (p121)

 

칼로리만 높고 영양이 없는 음식을 먹으면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단다. 우리 몸이 좋은 영양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음식을 더 먹도록 부추긴다고 했다. 사람들은 화려하거나 맛있거나 좋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영앙소가 형편없는 가짜 음식을 먹고 병이 든다고 했다. 그녀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넣어 만든 스무디 한잔은 햄버거 하나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배가 부르다고 한다. (p153)

 

우리 대부분을 모든 음식이 우리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잘 모르지만 실제 영향을 주는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고 한다. 땅과 바람과 햇빛과 물이 만들어준 과일 한 알만 먹어도 우리의 뇌기능은 아주 빠르게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 좋은 음식은 우울한 마음과 낮은 자존감과 싸워서 이기는 무기라고 한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마음도 변한다는 사실이 알고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놀라운 점은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을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222)

 

그분들은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살 수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도 감사하다고 하셨다. 이렇게 좋은 몸 상태를 지난 몇십년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음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몸이 나이가 들어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너무도 놀라웠다고 하시면서 사람들이 이토록 좋은 변화를 알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셨다. (p226)

 

신기하게도 인간의 입맛이 자연적인 음식을 접하면 접할수록 더 자연적인 것을 선택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 가공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 곡식을 배부르게 먹기만 하면 된다. 원칙이라고 굳이 말하자면 그것뿐이다. 나머지는 우리 몸이 알아서 이끌어주고 놀라운 변화의 즐거움을 선물로 준다. (p288)

 

부모들이 대충 먹고 살아도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고통스러운 미래를 주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다. 부모가 아는 만큼, 바뀌는 만큼 아이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p309)

 

매 끼니를 집에서 만들어 먹고, 정리하고, 장을 보는 일에는 분명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에서 노력이 필요치 않은 일이 어디 있을까? 음식을 준비하고 정리를 하는 일은 우리가 몸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 더러워진 옷을 세탁하는 일과 결국 비슷하다.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음식이 간소해지면 어렵지 않은 일들이다. 그 비결은 에너지와 입맛에 있다. (p331)

 

먹는 것에서 시작된 간결한 삶은 매일 조금씩 더 나은 날들을 만날 수 있게 한다. 먹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바꾸었고, 생각이 바뀌면서 행동이 바뀌없다. 행동이 바뀌자 우리의 인생이 바뀌었다. 행복한 삶의 출발은 '참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p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