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의 위협-글루텐 알레르기
글루텐 알레르기가 무엇일까요? 현대인의 식단이 점점 서구화되어가며 피자, 스파게티, 빵 등의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이러한 음식들로 인한 소화가 안되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발병되면서 글루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글루텐은 밀가루 음식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밀가루 음식을 끊는다면 글루텐 알레르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글루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글루텐 알레르기
글루텐의 접찹제(글루)에서 파생된 단어로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 혼합물로 물에 용해되어 풀어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는 불용성 단백질입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크래커, 빵과 과자, 피자 반죽을 포함해 제과류를 만들 때 밀가루에 끈기를 줍니다. 폭신 폭신한 머핀 또는 피자를 굽기 전 반죽을 늘릴 때 글루텐이 필요하며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대부분의 빵들은 사실 글루텐의 접착성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글루텐은 밀이 이스트와 섞여 빵이 부풀어 오르는 발효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밀가루를 통해 글루텐을 섭취하지만 글루텐은 호밀, 보리, 카무트, 불거(말린 밀)를 포함한 다양한 곡물에서 발견됩니다. 글루텐은 지구 상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식품 첨가제 중 하나이며, 가공식품뿐 아니라 미용 용품 및 위생 용품에도 사용됩니다. 글루텐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숨어있습니다. 믿음직한 안정제인 글루텐인 치즈 스프레드와 마가린의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하며, 소스와 육수가 응고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머리카락에 힘을 주는 컨디셔너와 속눈썹을 풍성하게 만드는 마스카라에도 글루텐이 들어 있습니다. 즉, 양념과 조미료, 칵테일, 심지어 화장품, 핸드크림, 아이스크림에도 들어있고, 수프, 감미료, 콩 제품에도 들어 있습니다. 영양제와 유명한 약품까지 침범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떠한 단백질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듯이, 글루텐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밀가루가 글루텐 성분이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밀가루=글루텐 알레르기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확하 말하면 글루텐 알레르기는밀가루가 아닌 '글루텐'이 원인인 것입니다.
글루텐의 부작용
글루텐은 단일 분자가 아니라 2개의 주요 단백질 군인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으로 구성되는데 어떤 사람은 두 단백질 중 어느 한쪽이나 글리아딘을 구성하는 작은 단위 중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중 어느 것이든 염증으로 이어지는 민감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염증은 면역 체계가 체내의 물질에 반응할 때 시작될 수 있습니다. 면역 체계의 항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또는 항원과 접촉하면 염증이 마구 발생해 사이토카인이라는 유해 화학물질이 대량 방출됩니다. 글루텐 민감증은 특히 글루텐 성분인 글리아딘의 항체 수치가 높을 때 유발됩니다. 항체가 이 단백질과 결합할 때 특정한 유전자가 특별한 종류의 체내 세포 안에서 켜집니다. 이런 유전자들이 활성화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 화학 물질이 모여 뇌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글루텐 민감증과 뇌 분야에서 가장 존경받는 연구자 중 한 명인 마리오스 하드지바실로 박사는 1996년에 영국 의학지 <란셋(Lancet)>에 발표한 논문에 "우리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글루텐 민감증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며, 병의 원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습니다.
식품 민감증은 대개 면역 체계의 반응입니다. 또한 식품의 구성 요소를 소화하는 적절한 효소가 체내에 부족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루텐의 경우, 특유의 끈적끈적한 점성이 영양의 흡수와 분해를 방해합니다. 소화가 덜 된 음식은 내장에 덩어리진 잔류물로 남게 되고 이때 경계경보를 발령받은 면역 체계가 결국에는 소장의 내벽을 공격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복통 메스꺼움, 설사, 변비, 속 불편감 같은 증상들을 호소합니다. 또한 위장 장애의 뚜렷한 징후는 없더라도 신경계처럼 몸속 어딘가에서 소리 없는 공격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글루텐이 그토록 나쁘다면 어떻게 인류가 그것을 먹으면서 오랜 시간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먹는 글루텐은 선조들이 처음으로 재배하고 제분했던 밀과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곡류는 1만 년 전에 인류의 식단에 도입된 곡물과 비슷하지 않습니다. 다른 식물들을 이종 교배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는 연구를 수행한 19세기 이후, 우리는 곡물의 품종을 이리저리 교배해 새로운 종자들을 만들어 내는 일에 능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선조들이 살던 시기에서 오늘날까지 우리의 유전자 구성과 생리적 기능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는 반면, 먹이사슬은 지나 50여 년 동안 급속도로 변모했습니다. 유전 생명 공학, 특히 이종교배를 포함한 현대의 음식 제조업 때문에 수십 년 전의 곡물에 든 글루텐보다 몸에 더 해로운 글루텐을 함유한, 구조적으로 변형된 곡물들을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대의 글루텐 함유 곡물은 어느 때보다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는 사실입니다.
글루텐 중독?
베이글이나 스콘, 도넛, 크루아상을 섭취한 뒤 행복감이 밀려드는 걸 우리는 느낍니다. 1970년대 후반 이후로 글루텐이 위에서 분해되어 혈액 뇌 관문을 넘을 수 있는 폴리펩티드(Polypeptide) 혼합물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문을 통과한 폴리펩티드는 뇌의 모르핀 수용체에 엉겨 붙어 감각의 황홀경을 유도합니다.
<밀가루 똥배(Wheat Belly)>라는 책의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는 이 형상을 "이것이 밀에 중독된 당신의 뇌다. 소화 과정에서 뇌의 모르핀 수용체에 엉겨 붙은 모르핀 유사 혼합물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보상의 한 형태인 가벼운 행복감을 유발한다. 효과가 차단되거나 엑소르핀 생성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을 때 일부 사람들은 뚜렷하게 불쾌한 금단 현상을 경험한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글루텐이 잔뜩 든 음식들에 중독되어, 염증뿐 아니라 비만 유행병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설탕과 알코올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성분이 있어 자꾸 더 먹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글루텐이 든 음식은 어떨까요? 우리가 먹는 통밀빵과 인스턴트 오트밀은 어떨까요? 글루텐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더라도 글루텐 민감증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만연해 있어, 모르는 사이 우리 모두에게 잠재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글루텐이 인체의 화학작용을 저해해 뇌의 쾌감과 중독 중추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가 결코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될 사실입니다.